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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lunatic

늑대인간, 보름달.



 “오늘이 마지막이야, 이제 도망가는게 좋을거야.”

 “아니, 안가.”

 “너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마지막 기회야.”

 “상관없어.”



 난 당신을 믿으니까, 누군가에게 삼켜져도 그 몸만은 날 지켜줄게 분명해. 나까지 당신을 떠난다면 당신을 멈출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잖아. 몇백번을 되물어도 같은 대답일게 분명한 성규를 억지로 떠미는건 저 역시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 그럼.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머릿속엔 걱정만이 가득찼다. 의식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받는것 같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해지는 모든 행동들. 그 어떤것보다 본능이 앞서 위험할지도 모르는 행위들. 그 대상이 성규가 안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아니, 그 대상은 성규일것이 분명하다. 무사할리가 없다. 시간이 촉박해져오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같은 공간에 있는다는건 무리한 짓 이였다. 성규는 자신이 나를 통제할수 있을거라 확신하는 듯 보였지만, 전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가 피해야 했다. 촉박한 시간이지만 최대한 멀리 간다면 안전하지 않을까.



 “나갔다올게.”

 “이 시간에 어딜가, 미쳤어?”

 “곧. 기다리지말고 문 꼭 잠구고 있어. 위험하니까.”

 “제일 위험한건 당신이야.”



 내가 여기 남겠다고 한 건 당신을 다 받아들일수 있다는 뜻이였고. 지금 나가면 뭐가 달라지는데? 가지마 절대. 여기 단 둘이 있고싶어. 너가 어떤 모습이던. 붙잡힌 손목을 풀 힘은 충분했지만 움직일수 없는 이유는 뭐였는지 그대로 성규를 꼭 안고서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너의 말은 항상 거역할수 없게 되어버려. 그게 확실히 나쁜 선택인걸 알아도, 당신 이니까. 너의 결정이니까. 나는 따를게. 결과가 어떻게 된다한들 지금 너는 내 옆에 있잖아.

 서로를 안고, 마지막이라는듯 바로 앞에 있는 서로를 찾아대는 사이 달은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제발. 둘의 바람을 짓밟기라도 하듯 서서히 채워지는 달에 우현의 몸은 더 이상 사람이라고 부르긴 어려운 형태로 변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성규에게 보여주기는 싫었다. 여기에서, 기다려줘. 보이지 않는 곳 으로 몸을 숨겼다. 문을 잠구고, 최대한 벽을 쌓았다. 그냥 모조리 막을수 있는건 문쪽으로 밀어넣었다. 변하고 나서의 모습이 어떠한 행동을 할지는 알길이 없기에. 그 동안 시끄러운 소음들에 상황을 파악하려 문앞에 서있던 성규는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초침에 시선을 빼앗겼다. 3초, 2초, 1초. 몸이 이젠 제 것이 아닌걸 느꼈지만 필사적으로 몸을 이끌며 창문끝을 붙잡았을때 곧 우현은 달에 삼켜졌다. 남색 빛이 담긴 털을 가진 늑대가 그 자리에 새로 태어났을뿐.



-



 우현은 어떻게 된걸까. 시간이 지나도 생각보다 조용한 방안에 성규는 살며시 문을 열었지만, 아니 열려고 했지만 미동도 없는 문에 그대로 주저 앉는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는 괜찮은걸까. 괜히 날 겁준걸까. 지금은 어떤 모습의 우현일까. 나를, 알아볼수는 있는걸까. 태풍이 휩쓸고 간듯 고요하고 텅빈 집안엔 냉기와 정적만 흘렀다. 달은 흘러내려 산정상을 비추고 여전히 우현은 미동도 없었다. 마냥 그 앞에서만 서성이는것 보다는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는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어 마스터키를 찾았다. 아마도 침대 옆 협탁 위에 있던것 같은데. 두번째 서랍을 뒤적이는도중 밖에서 쿵- 하고 큰 소음이 울렸다. 꽤나 큰 소리와 자잘하게 들리는 유리소리들에 우현이 다친건 아닐까 하고 방문앞에 뛰듯 다가가 다급히 문을 열어 재꼈다.



 “남우현,”



 문을 열자 보이는것은 평소 깔끔하던 우현의 방 이라고 하기엔 심하게 어질러져, 아니 어질러졌다는 표현보단 휩쓸려 진것 같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큼 난장판이였고 열려진 창문새로 불어오는 바람이 남색 털을 날리고 있었다. 불빛이라곤 창문새로 들어오는 달빛 하나뿐인 공간에 이질적인 까맣고 커다란 짐승의 형상이 어울러진 방은 성규의 행동을 모두 멈추기에 충분했다. 그대로 멈춰선 성규의 옆으로 커다란 바람이 불자, 문까지 닫혀버려 오롯이 그 형상과 마주할수 있게 되었다. 우,현..아. 제 연인의 이름을 이렇게 떨면서 부르는 날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성규의 목소리는 떨렸다. 사실 무섭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마음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천천히 다가오는 짐승은 그 무엇보다도 두려웠다. 그게 제 연인이라서. 감당할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제 연인이 무섭다고 느껴졌을때는 그 어느때 보다 힘들었다. 그는 이런 사람이며 나는 그를 당해낼수 없다는것 이기에.
 
 그가 더디게 다가와 제 몸에 닿았을 때에는 머릿속에 수 많은 생각이 가득 차서 차마 생각을 끝내지 못하고 그의 손길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제 애인이 분명한데, 그 모습과 속은 제 애인이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그를 거부한다는건 포기하는것과 같은 의미이며 거부를 한다 해도 내쳐질것 같지는 않은 상황이였다. 그래서 사실 택할수 있는 길은 하나였기에, 이미 이 상황까지 만든것은 제 선택의 결과임을 알기에 눈을 감았다. 이 손길은 제 애인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남우현 이다. 소름끼치도록 저를 만지는 손길이 익숙해서 스스로 최면을 걸기에 쉬웠다. 두 눈을 감고 우현과의 행위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끝까지 그를 받아냈다.

 꽉 채워진 달이 서서히 녹아내릴때 까지.





You got me daydreaming to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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