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관계의 미학 : 08

관계의 적응


 플레이가 끝나고, 마무리를 하고, 강현이 저를 직접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자기 전에 약 한 번 더 발라요. 언제 챙겼는지 가지고 온 약봉다리를 제 손에 쥐어주고 가는데 기분이 묘했다. 누군가를 사귀는 것이 오랜만이였다. 새로운 관계에 대한 적응이 느린 편이였고 연애도 구인도 하지 못한지가 너무 오래돼서 더 기분이 이상했다. 지속적인 연락이 낯설어도 꼬박꼬박 대답을 해야했고 다음에 할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엔 조금 말을 많이 해야했다. 불과 몇 시간전엔 명령과 대답으로만 이루어졌던 대화가 질문의 연속으로 변했다. 강현은 솔직했고 직설적이였으며 나도 그러길 원했다. 사실 숨기는 편은 아닌데도 괜히 어색함에 쭈뼛거리게 됐다.


 [종이 참고하긴 할 건데 더 궁금한거나 해보고 싶은 건 없어요?]
 [아직은]
 [애니멀 플레이나 애널플같은 건 거부감 없는 거 맞죠]
 [사실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내가 섭이 아니라서 애니멀 플레이는 너가 생각한 만큼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
 [시키면 거부하는 법도 모르면서]
 [나 원래 안 그래]
 [알아요]


 근데 너한테만 그러게 돼. 그 말까지 보내지는 못하고 대충 넘겨버렸다. 체격이 좋은 편도 아니고 뼈대도 얇은데다가 마른 몸이지만 저항을 못하는 사람은 아니다. 변바를 만났을 때, 이건 아니다 싶었을 때, 그때는 발로 차버리고 나왔었다. 사실 강현이 그런 행동을 할리가 없고, 별로 좋지 않을거라 생각한 것도 강현이 하는 건 다 좋았다. 거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 거부할 일이 없었던거라고. 그렇게 생각의 매듭을 지었다. 강현은 초보가 아니니까. 그래서 좋게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거다.



 [선배 캣플 괜찮으시면 다음주에는 캣플해요. 플러그도 넣을 거에요.]
 [괜찮아. ]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선배도 맞고 싶은 도구 생각해놔요.]
 [근데 야옹 ... 뭐 그런 것도 해야 돼?]
 [그런 건 별로 취향은 아닌데 하고 싶으시면 말리지는 않을게요]
 [...아니야.]


 섭이 무릎이 발개지도록 기어가면서 야옹거리는 야동을 본 적이 있었다. 말을 못 한다는 건 꽤나 괜찮은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소리엔 도저히 흥분을 할 수가 없어서 우유를 흘렸다는 이유로 등을 맞았을 때서야 사정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무자비하게 맞는 건 무서웠다. 따가운 고통을 즐기는 거지 둔탁하고 아픔에 숨을 못 쉬는 고통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또 싫은 거 있으면 말해요.]
 [린치는 안 하지? 그건 좀 무섭더라. 나 패들로 맞아보고 싶어.]


다음 내용이 궁금하세요? 이 포스트를 구매하시면 아래에 이어지는 내용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텍스트6,062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